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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KING

‘경기도 체납관리단’이라 쓰고 “천사복지사”라 읽는다

경기도에 공정하고 정의로운 부서가 있다
체납관리단, 세금 징수뿐만 아니라 복지 연계
실태 조사한 도민 941,272명으로 2019년 94%가 추진
체납관리단의 심폐소생술 등 인명 살려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실제로 집에 현금 뭉치와 금덩어리가 있는 가구도 있었다. 하루는 동탄2신도시에서 세 가구를 방문해 6천3백만 원의 체납금을 받았다. 그 자리에서 바로 가상계좌로 송금하더라. 돈이 있으면서도 세금을 안 낸 것이다”

 

경기도 체납관리단이 실제 체납 가구를 방문해 겪었던 이야기다.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체납자의 현실이다. 그러나 전혀 다른 사정도 있다.

 

이의환 경기도 조세정의과 과장은 “컨테이너에 사는 체납 가구도 있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라 긴급복지비 지원을 연계했다. 또한, 우울증이 심하게 와 칩거한 채로 사는 시민도 있었다. 겨우 설득해 병원으로 연결했다. 우리는 그런 분들을 발굴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체납관리단의 방문으로 “여태까지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는데, 누군가 찾아와줘서 고맙다는 분도 있었다”고 한다.

 

경기도 ‘공정’국 조세‘정의’과 탄생

 

 

지난해 10월 1일 출범한 경기도 조세정의과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조세 관리 부서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직접 이름 지을 만큼 각별한 관심으로 만들어졌다.

 

조세정의과의 체납관리단은 경기도가 체납자 실태조사를 위해 모집 단으로, 이재명 지사의 지시에 따라 체납자 실태조사를 통해 체납자의 경제력을 확인한 후 맞춤형으로 징수 활동을 벌인다. 체납관리단은 체납자의 경제력 확인은 물론, 전화나 방문을 통한 체납 사실 안내, 애로사항 청취 등의 방문 상담 역할을 하고 있다.

 

체납관리단은 체납자에게 세금 징수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의적 납세 기피가 의심되는 체납자에는 가택수색·압류 등 강제징수하고, 경영 악화·실직 등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체납자에게는 분할납부 이행을 전제로 체납처분 유예 등 체납자의 상황에 맞춰 징수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마저 겪는 생계형 체납자에게는 세금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생계·의료·주거 지원 등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일자리, 대출신용보증 등을 통해 재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의환 과장에 따르면 이 지사는 “3천 원을 안내나 만원을 안내나 백만 원을 안 내나, 똑같은 체납자다. 실제로 낼 수 있는데 안 내고 버티는 사람, 낼 수 없어서 못 내는 사람이 구분돼야 한다. 전자는 강제화하고, 후자는 세금면제 사회복지 연결 등으로 도와야 한다. 그래야 사회정의가 이루어진다. 그것이 경기도의 발전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체납관리단은 진정한 사회정의가 무엇인지 정립할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고의적 체납자에게는 강제 징수를 하면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열약한 도민에게 사회복지를 연계하도록 체납관리를 통해 도민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의의이다.

 

이 과장은 “실제로 1만 원, 이렇게 체납한 도민을 보면 안타깝게 지내고 있다. 그래서 사회복지 연결해주고 긴급복지비 연결하고, 사례관리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또한, 민간구호 물품을 연결하고, 주택 개보수를 해주거나 임대주택 알선, 일자리 알선 등을 진행했다”면서 “체납관리단을 하면서 일 석 몇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세수징수는 당연히 되는 거고, 그 외에 복지알선 등을 하다 보니 전국 최초로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체납관리단, 기존의 징수업무와 다른 점?

 

 

고액체납자 단속은 원래 진행하던 업무였다. 그러나 소액체납자에 대한 체납자 실태조사는 이번 민선 7기부터 시작한 것으로 실태조사 차원에서 체납관리단이 활동하고 있다.

 

체납관리단은 세금을 징수하면서 동시에 복지로 연결하는 이음 역할을 하고 있다. 체납단을 활용해서 사각지대에 있는 도민을 사회복지 쪽으로 연계하자는 게 경기도의 입장이다.

 

체납관리단은 경기도에서 직접 채용한 인력들로 구성돼 체납관리에 맞는 교육을 하고 사업을 진행하도록 한다.

 

현재 3년 동안 4천5백 명을 뽑을 계획이며 매년 1천5백 명 정도로 내년은 1,738명을 뽑을 예정이다.

 

체납관리단으로 활동하는 인력들도 만족도가 높다. 실제로 설문조사를 통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 6시간 일하는 체납단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경력단절 여성 등에게 알맞은 일자리이기 때문에 인기가 좋다.

 

고액체납자는 공무원이 관리하고, 소액체납자는 체납관리단이 실태조사에 나서는 것이다.

 

성공적인 체납관리단 활동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현재까지 체납관리단이 실태 조사한 도민은 941,272명으로 2019년 조사목표의 94%가 추진됐다.

 

체납징수는 356,167명의 체납자가 753억 원을 납부했으며, 17,190명이 분납 신청을 해 53억 원을 징수했다.

 

또한, 16,223명에게 69억 원을 결손처리 해주고, 1,367명에게 복지서비스를 연계했다. 복지 1,221건, 주거 16건, 일자리 124건, 대출 8건이다.

 

주소불명인 8,430명에게 주민등록(7,345건)과 사업자등록(1,085건)을 하도록 도왔다.

 

이 과장은 “무조건 이 사업은 성공한다. 우리가 해봤기 때문에 알 수 있다. 시·군 다니면서 담당 국·과장 만나면 이 사업을 계속 진행해달라고 요청받는다”면서 “체납자라는 게 원래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다. 우리가 접근하면 필요한 부분으로 정확하고 신속하게 연결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세금 징수에 그치지 않고, 사각지대에 놓인 도민을 파악해 돕는 것이 체납관리단의 진상이다. 이미 체납관리단의 일화는 여러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유명하다.

 

체납관리단의 평화로운 미담

 

 

사회적으로 활약한 일화들이 있다. 부천시 체납관리단 김낙현(60)·이복현(54)·윤영찬(24)씨는 지난해 5월 16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A씨(70·남)를 발견하고 지나가던 행인 B씨(20대·여)와 교대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김낙현씨가 심폐소생술을 하는 사이 이복현씨는 소방서에 신고했으며 10분 만에 구급차가 도착해 인근 병원에 이송했다. A씨는 병원 도착 직전에 의식이 돌아왔다.

 

이는 체납관리단을 대상으로 한 심폐소생술 교육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천시는 지난해 3월 16일 시 체납관리단 30명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실시했다.

 

의왕시 체납관리단 김은화(44)·차성진(56)·이금숙(61)씨는 지방세 17만 5천 원을 체납한 C씨(59·남)를 만나기 위해 지난해 3월 29일과 5월 22일 두 차례 의왕시 내손동 소재 다가구주택(2층)을 방문했다. 김은화 씨는 두 번째 방문 당시 집안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서와 소방서에 신고했다. C씨는 상당 기간 전에 고독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과장은 “우리의 활동은 세금 징수나 복지 연계뿐만이 아니라 심폐소생술 교육, 독거노인 실태 파악, 고독사 발견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만난다. 체납관리단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범위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세금을 징수하는 장치를 활용해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도민을 발굴해 돕는 천사표 체납관리단을 만들었다. 이는 전국에서 시도하지 못한 정책으로 앞으로도 더 큰 성과와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이 과장은 “세금이란 게 누구는 내고, 누구는 안 낸다. 안내는 걸 우리가 찾아서 납부하게 하는 것. 그래야 성실하게 납세하는 도민이 박탈감을 안 느끼고, 그랬을 때 공정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체납관리단의 명칭은 이렇지만, 사실은 세금을 내기 어려운 분들에게 세금 면제시켜주고 도와드리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만약 체납단이 방문했다고 해도 안 좋게 보시지 말고, 인구조사처럼 각 가구에 맞게끔 정책을 펴기 위해 하는 것이니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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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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