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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통을 박제한 수원시 행궁동 미관 심의

전통의 가치를 훼손한 전통 이어가기
건축비 절감을 위해 플라스틱 혹은 중국산 기와 사용
행궁동은 루프탑(옥상) 인기리에 현재진행형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수원화성 인근 상권이 살아나고 더욱 관광지로써 그 역할에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경사지붕이라는 지침이 완화되어야 한다는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에는 유독 건물마다 지붕에 기와가 얹어져 있다. 전통 한옥 건물이 아니라 현대식 새 건물에도 기왓장 지붕으로 되어 있다.

 

현대식 건물에 기왓장을 올려놓는 것으로 전통이 성립될 거라는 수원화성 지구단위계획 지침에 따른 결과다.

 

이 때문에 행궁동에는 신축 건물에 플라스틱 중국산 기왓장이 올려진 괴기한 건축물이 즐비하다.

 

수원시가 말하는 전통이란 무엇일까?

 

사전에는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과거로부터 이어 내려오는 바람직한 사상이나 관습, 행동 따위가 계통을 이루어 현재까지 전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수원시가 전통을 지키기 위해 행궁동과 그 주변 마을이 지침에 따라 건축물 제재하고 있는 것은 과연 바람직한 관습이 맞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행궁동 건축물에 얹어진 기와는 대부분 건축비 절감을 위해 중국산을 쓰는 곳이 많다. 그리고 기와 모양만 본 떠온 플라스틱 재질을 쓰는 곳도 있다. 행궁동 기와지붕은 기와의 본질 자체가 훼손된 채로 모형만 본 따왔다.

 

수원시에 기와 업체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로컬문화 기반도, 로컬 경제 살리기도 안 되는 기와지붕 올리기 지침인 것이다.

 

실제로 행궁동의 옛날은 기와지붕보다 초가지붕이 더 많았다고 한다. 전통을 그대로 이어오자면 기와지붕이 아니라 초가지붕이어야 하지만, 수원화성 지구단위계획 지침은 ‘기와지붕만을 전통’으로 고집하고 있다.

 

화성 성곽에 인접한 행궁동을 비롯한 동네는 한옥 촉진 지구로 신규 건축 시 미관 심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건축 재료와 기준이 조금씩 달라져 실제로 미관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기와지붕을 안 해도 전통적일 수 있다

 

 

실제로 화성행궁에 핫플레이스는 루프탑(옥상)으로 이루어진 맛집이다. 이런 곳은 기와지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화성으로 관광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히려 옥상에서 화성행궁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포털 검색창에 ‘행궁동 맛집’을 검색해보면 “프랑스 가정식”, “화덕피자”, “파스타집” 등의 상권들이 포스팅으로 많이 올라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행궁동 맛집을 포스팅한 한 블로거는 “사진만 봤을 때는 행궁동 맛집이 아니라 동남아나 제주도 맛집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라고 서술하고 있다.

 

현재 행궁동에 인기를 끄는 상권은 ‘전통적인 행궁동스러운 곳’보다는 ‘현재 추세나 유행’에 따르는 곳이 대부분이다.

 

전통이라는 기와지붕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끌 수 있는 것은, 화성의 경관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루프탑의 존재가 ‘행궁동 스타일’이라는 전통으로 굳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시 조례상 지붕의 처리는 [수원화성 지구단위계획구역 내에서 건축하는 경우에는 경사지붕으로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수원시와 행궁동 주민 등 지역사회의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이 문제에 대해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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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기자

리버럴미디어를 창간하고 대표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취재 활동하겠습니다. 온 세상이 흰 눈에 쌓여 가려져도 소나무의 푸른 본질처럼 진실을 잃지 않는 기사로 독야청청하겠습니다.